농약사를 운영하면서 손님들에게 “배추가 빨리 크라고 요소비료를 물에 녹여 분무기로 뿌렸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전혀 효과가 없는 방법입니다. 이유를 말로 설명하면 복잡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알려드려도 잘 믿지도 못하십니다.
요소를 물에 녹여 엽면시비하면 아무 효과가 없는 이유를 정리해봅니다.
요소는 식물이 바로 흡수할 수 없다.
요소비료에는 질소 함량이 46%로 질소를 함유하는 다른 비료에 비해서도 아주 높습니다.
그런데 요소 성분 자체는 식물이 직접 흡수하지 못합니다.
요소는 흙 속에 들어가 토양 미생물이 작용하여 암모니아(NH₃)로 분해되고, 이 암모니아가 다시 질산염(NO₃⁻) 으로 전환된 후에야 식물이 흡수할 수 있게 됩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토양미생물이 필요한게 아니라 토양미생물이 만들어낸 우레아제(urease) 효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엽면시비는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잎 표면에 요소를 뿌리는 방법이므로, 요소가 분해되지 않고 흡수되지 못한 채 그대로 말라버립니다.
물론 나중에 비가 오면 씻겨서 결국 흙으로 오기는 하지만 작물 주변에 안착하는 것보다는 빗물에 흘러내려 유실되는게 대부분이고, 토양시비만큼 효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상토에 모종을 키울때도 마찬가지인데 상토에는 밭에 있는 흙과 달리 토양미생물이 없어서 요소가 효과를 낼수 없습니다.
요소를 물에 녹이면 질소가 날아간다는 것도 오해
“질소는 쉽게 날아가니까 요소를 물에 녹인 후에 뚜껑을 잘 닫아야 한다”는 것도 흔한 오해입니다.
- 과자 봉지 안의 질소는 N₂ 기체로 존재하고 봉지를 열면 금방 공기 중으로 날아갑니다.
- 요소는 물에 녹여도 NH₂CONH₂ 분자 그대로 존재하며 질소기체 N₂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놔도 절대 날아가지 않습니다.
요소를 녹인 물을 흙에 부으면 토양미생물이 만든 우레아제(urease) 효소에 의해 암모늄 이온(NH₄⁺)과 암모니아(NH₃) 기체가 생성되는데 이중에서 암모니아 기체만 날아갑니다.
요소비료의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흙이 필요하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조건 | 비료 효과 | 이유 |
토양에 살포 | 있음 | 토양미생물의 작용으로 변화 |
엽면 시비 | 효과 없음 | 잎에 요소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없음 |
물에 녹여 물조로 사용 | 일부 효과 | 잎에 묻은 것은 효과없고, 흙으로 떨어진 것만 효과 |
물에 녹여 잎에 살포해야 한다면
토양미생물이 필수인 요소비료 대신 미생물이 필요없는 질산태 질소나 아미노산태 질소를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