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365

F1 종자와 일반종의 차이

May 7, 2025

씨앗을 구입할 때 포장지에 F1이라는 표시를 보고 "이게 뭘까?" 하고 궁금하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이 글에서는 F1 종자와 일반종 (재래종 또는 개량고정종)의 차이를 쉽고 명확하게 정리해드립니다.

F1 종자와 일반 종자, 무엇이 다를까?

✅ F1 종자란?

F1 종자는 서로 다른 두 품종을 교배하여 얻은 1세대 잡종 씨앗입니다. 예를들어 병에 강한 품종과 수확량이 많은 품종을 서로 교배하여 병에도 강하고 수확량도 우수한 자식 세대를 얻었다면 이것을 F1 종자라고 합니다.

이런 F1 교배종은 잡종강세라고 불리는 현상을 통해 일반종보다 생육 속도, 품질의 균일성, 수확량에서 뛰어난 결과를 얻게 됩니다.

그런데 이 F1 종자를 키워 자화 수정으로 생긴 씨앗 (F2, 잡종 2세대)을 받아 다시 심으면 형질이 제각각인 결과물이 뒤죽박죽 생산돼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형질분리) 따라서 F1 종자는 매년 종자를 새로 구입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은 멘델의 완두콩 실험을 간단히 요약한 것입니다.

F1 (잡종 1대)에서는 형질이 균일하지만 F2 (잡종 2대)로 내려오면 다양한 형질을 가진 결과물이 수확됨을 알 수 있습니다. 종자 회사가 돈 벌려고 씨를 받지도 못하게 조작해놨다고 비난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이것은 중학교 3학년 과정 멘델의 유전법칙으로 설명되는 자연 현상입니다.

✅ 일반종이란?

일반종은 원하는 형질을 가진 개체를 선발하여 파종하고, 수확물 중에서도 형질이 유사한 개체를 다시 선별해 종자를 받아 재파종하는 과정을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함으로써, 특정 형질을 갖춘 종자를 육성한 것을 말합니다.

일반종은 크게 두 종류로 다시 나눌수 있습니다.

  • 재래종 : 특정 지역에서 오랜 세월 재배되며 농민의 선발로 형질이 안정된 종자
  • 개량종 : 육종가가 여러 세대동안 선별 교배하여 형질을 안정화시킨 종자

일반인이 오랜 세월에 걸쳐 선발한 것이냐, 전문 육종가가 특정 결과물을 염두에 두고 선발한 것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본질은 똑같습니다. 유전적 형질이 비교적 균일한 개체들만 선별·재배된 것이기 때문에, 씨를 받아 다시 사용하더라도 유사한 형질의 작물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종은 F1 교배종에 비해 품질이나 수확량이 두드러지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종자를 확보하면 해마다 씨를 다시 받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일반종은 여러 세대를 거쳐 선발 육종되기는 했지만 순도가 높지는 않아서 개체 간에 유전적 다양성이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생육 속도, 수확 시기, 작물의 크기, 형태 등이 F1 종자에 비해 균일하지 않은 편입니다.

📌 농민 입장에서 어떤 씨앗이 더 나을까?

  • F1 종자는 수확량이 많고 품질이 균일하고 우수하여 고추, 배추, 수박 등 소득 작물을 상업적으로 재배할 때 유리합니다.
  • 일반종은 품질 경쟁력보다는 씨를 받아 재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할 때 또는 오래전부터 먹던 토종의 맛이나 향을 중시할 때 적합합니다.

F1 종자와 유전자변형은 어떤 관계가 있나?

F1 종자는 유전자 변형(GMO)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F1 종자는 특성이 다른 두가지 품종을 자연 교배시켜 열매를 얻은 후 열매에서 씨앗을 채종한 것으로 유전자를 변형한 것이 아닙니다.

반면 유전자변형 (GMO)은 자연 교배가 아닌 유전자 일부 제거, 삽입, 조작으로 유전자의 구조 자체를 인위적으로 바꾼 작물입니다. 유전자변형 농산물 사례 몇 가지를 들어보면

  • 나방을 죽이는 옥수수: 신젠타에서 개발한 Bt11, 몬산토에서 개발한 MON810, 다우케미컬에서 개발한 TC1507은 나방 유충이 옥수수를 갉아먹으면 병 걸려 죽도록 옥수수의 유전자에 세균의 유전자를 조합하여 개발했습니다.
  • 제초제에 강한 콩 : 몬산토에서 개발한 품종 Roundup Ready Soybean은 제초제를 맞아도 죽지 않도록 콩 유전자를 조작하여 개발했습니다.
  • 제초제에 강한 카놀라 : 몬산토에서 개발한 품종 Roundup Ready Canola와 바이엘에서 개발한 품종 LibertyLink Canola는 제초제를 맞아도 죽지 않도록 유채 유전자를 조작해 개발했습니다.

미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인도, 캐나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전자 변형 농산물 생산 대국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일본, 대부분의 EU 회원국은 유전자변형 종자를 유통하거나 재배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단, 유전자 변형 농산물 수입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 허용)

요약하면

  • F1 종자 : 생육 우수, 수확량 많음, 수확물이 균일함. 그러나 매년 종자 구입 필요
  • 일반 종자 : 종자 재사용 가능. 그러나 수확물의 모양, 크기, 수확시기가 균일하지 않음

씨앗 하나에도 많은 과학과 선택이 담겨 있습니다. 목적에 따라 어떤 씨앗이 더 좋은지 현명하게 선택하시길 바랍니다.